pokemon

모여라! 해피너스의 성채!



“첫 체육관 배틀에서 승리하다니 너무 대단해!”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끓어오르는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체육관 공략을 위해 필사적으로 포켓몬에 대해 조사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모두에게 칭찬을 받을 때마다,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가 점점 더 자랑스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 상태로, 다음의 체육관 배틀에서도 이겨 보이겠다! 라며, 모두를 데리고 당당한 걸음으로 몇 개의 체육관이 모여 있는 에리어로 왔다.



‘2연속으로 이기면, 또 영웅이 될 수 있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체육관에 있는 포켓몬이었다.

빨간 라인으로 테두리를 두른 꼭대기에 있는 포켓몬은 해피너스!


하필이면 해피너스라니…


활짝 갠 맑은 하늘 아래 역광 속에서 해피너스가 미소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분홍색의 사랑스러운 모습에서 쉽게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알 수 없는 위엄이 느껴졌고,

조금 전까지 이길 생각으로 넘쳐났던 자신감이  움츠러드는 것 같았다.


이곳이 바로 해피너스의 요새...!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진다.

해피너스는 HP도 높고 체육관 방어에 적합한 포켓몬이라고 알려져 있다.

신중하게 팀을 편성하지 않으면, 해피너스의 스페셜 어택으로 단번에 걷어차이고 말 것이다.


모두가 기대하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맞아, 건너편에도 체육관은 있어.

이쪽이 어렵다면, 저쪽을 공략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보았지만 이내 내 눈을 의심했다.

그렇다, 건너편 체육관에도 팀 발로가 해피너스를 배치해 놓은 것이었다.

말문이 막혀버렸다.


하늘하늘 미소 짓는 2마리의 해피너스가 체육관 꼭대기에서이쪽을 내려다보며 기분 좋게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어쩔 수 없다, 공략하기 위해서는 작전을 짜야 한다.

해피너스의 공격을 견딜 수 있는 방어력과 높은 HP를 깎을 만한 파워가 있는 포켓몬은… 루카리오!


루카리오라면 해피너스에게 기술을 받아도 견뎌낼 수 있고, 효과가 뛰어난 격투타입의 기술도 쓸 수 있다.

해피너스에는 대적하기에 안성맞춤인 포켓몬이었다.

운 좋게도 우리 팀에는 알에서부터 부화시켜 리오르에서 이제 막 진화한 루카리오가 있었다.


아직 레벨은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팀을 잘 편성하면 분명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루카리오를 중심으로 격투타입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포켓몬을 편성한다.

이것이 해피너스가 버티고 있는 체육관에 도전하는 최강의 팀이다.


볼 안에서 튀어나온 루카리오가 이쪽을 바라본다.

함께 도전하자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자, 우리 손으로 해피너스를 쓰러뜨리자!


루카리오와 함께 경기장에 서자 해피너스가 중앙에 나타났다.

상성이 좋지 않은 루카리오를 봐도 해피너스는 꿈쩍도 않는다.


역시 많은 트레이너들로부터 이 체육관을 방어해 온 만큼 무언가 있다…!


불안한 마음에 가슴은 두근거렸지만, 루카리오는 이쪽을 바라보며 안심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순식간에 해피너스의 품으로 파고든 루카리오의 공격이 해피너스에게 치명타를 날렸다.

그러나 해피너스는 잠시 비틀거렸을 뿐 이내 자세를 가다듬었다.

해피너스의 공격을 간신히 피한 루카리오는 다시 공격을 퍼붓는다.

하지만 피할 필요도 없다는 듯 해피너스는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이쪽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만 반드시 데미지는 있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몇 번이고 루카리오는 공격을 이어갔다.


그때였다. 해피너스의 몸이 빛나고 루카리오의 몸이 굳어지는 것을 눈치챘다



'매지컬샤인이다!'



피하려 했지만 지시가 늦어버려 루카리오는 공격을 정면으로 받고 말았다. 


터벅터벅 체육관을 나오자 동료들이 이내 아쉬운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아아, 동료들을 볼 낯이 없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니, 동료들이 확 끌어당겨 어깨동무를 했다.



“역시 해피너스는 강하네~! 루카리오로도 못 쓰러뜨리다니 너무 대단하다”!


“저쪽 체육관 해피너스도 무조건 강하겠지?”


"어…? 모두 실망하지 않았어?"


"그야 분하지! 그래서 다음 작전 생각하고 있잖아!"


“아 그래! 혼자서 안 되면 우리 다 같이 단숨에 공략하면?”


“좋은 생각이네! 가자! '



나 혼자서 이기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혼자 이겨야만 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 우리는 팀이라고!”


“자, 리벤지 매치 가자!

저 체육관을 팀 인스팅트의 노란색으로 물들여 주자고!”


“…그래!!!"



맞잡은 어깨가 뜨거워지며 팀의 열정을 북돋았다.


기다려라 해피너스,

다음에야말로 최강의 팀으로 너에게 도전하겠다!